과연 스타크래프트는 재능 게임일까?

스타크래프트가 재능 게임일까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도 스타를 오랜 시간 동안 즐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게임이 재능이냐 노력이냐에 대해서 여러 번 고민해 보았다. 게이머들만 봐도 잘하는 사람들은 대회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데에 비해서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은 예선을 통과하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고 예선을 통과하지 않는 사람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꾸준히 래더에서 매칭되는 유저들과 연습을 하며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고 장기적으로도 성실하게 연습을 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회에만 나오면 게임이 잘 안 풀리는지 날빌에 당하기도 하고 허무하게 지는 경기가 많았다.


경기가 불리해도 운영 능력이 정말 뛰어나면 불리했던 요소들을 뒤집고 경기를 역전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비슷한 실력일 경우에는 경기를 역전하기 힘들다. 내가 본 게이머의 경우도 그랬는데 운영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아서 경기를 역전하지는 못했다. 내가 보았을 때 분명 노력은 다른 게이머들보다 훨씬 더 많이 하는 것 같았는데 성적은 노력과 비례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이런 게이머의 경우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스타라는 게임에 대해서 재능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다른 게이머를 한번 떠올려 볼 것인데 바로 정명훈 선수이다. 이 선수는 별명이 테러리스트로 벌처 활용을 무진장 잘한다. 말 그대로 불리했던 경기도 벌처의 활약으로 경기를 가볍게 뒤집기도 하는 그런 선수이다. 벌처 견제도 잘하지만 이 선수의 경기의 스피드가 워낙 빨라서 정명훈 선수한테 견제를 휘둘리게 되면 게임에서 멘탈이 나갈 수 있다. 정명훈 선수는 스타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만큼 유명한 선수인데 내가 이 게이머를 한번 평가해 본다면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도 맞지만 재능이 뛰어난 선수도 맞는 것 같다.


현역 시절 정명훈 선수는 노력을 엄청 많이 했는데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새벽까지 연습실에 남아서 게임을 하였다. 그래서 나는 명훈 선수가 다른 게이머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명훈 선수가 사우디 컵에서 우승을 한 것을 보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명훈 선수는 롤 코치를 하느라 오랜 시간 동안 스타를 따로 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이영호 선수의 공백기로 인해서 택뱅리쌍 자리에 이영호 선수를 대체하기 위해 투입되었다. 그래서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따로 연습을 해야 했고 정명훈 선수가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아서 이 기간 동안 빡세게 연습을 해서 대회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송병구, 김택용, 이제동 같은 선수들은 은퇴는 했지만 그래도 매일 몇 게임씩 하면서 스타에 대한 감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정명훈 선수는 그런 것 없이 오랜 시간 스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3개월 동안 래더 게임으로 빡세게 연습을 하였다. 나는 평소에 정명훈 선수한테 관심이 많아서 이 선수가 래더에서 나오는 전적이 어느 정도인지 보게 되었는데 정명훈 선수의 전적이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었다. 갓 티어를 상대로도 40%의 승률을 보여주었으며 킹티어를 상대로는 50% 잭티어를 상대로는 무려 90%의 승률을 보여주었다. 잭티어도 전혀 못하는 실력이 아닌게 잭티어만 되도 래더 최상위권에 들 실력이라 일반 사람들 기준에서는 넘사벽인 실력이다. 


정명훈 선수가 스타리그 우승자 출신이라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게임을 최소 몇 년은 쉬었을 텐데 연습을 얼마 하지도 않고 래더에서 상위권 유저들을 가볍게 이기는 것을 보고 대회에서도 잘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3개월의 연습 시간을 마친 후에는 사우디 컵에 나가서 게이머들과 경기를 했는데 정명훈 선수가 다른 게이머들 상대로도 경기에서 기세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게이머들을 자신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짓누른다고 해야 할 정도로 정말 날카로운 테란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이제동 선수를 제압하면서 3 대 1로 우승을 하게 되었다. 


스타라는 게임이 재능 게임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두 명의 게이머들을 한번 비교해 보았는데 뭐든 그렇듯이 사실 스타도 재능이 있어야지 잘한다고 본다. 물론 정명훈 선수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스타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재능이 없으면 게임을 잘하기도 힘들다고 본다.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선도 개인마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달성할 수 있는 실력도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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